2023 회고록 | 목표를 이룬 이번 년도

대학을 졸업했다

드디어 다니던 대학을 졸업했다. 애증을 가지고 다니던 한기대였기 때문에 속시원하고 한편으론 아쉽기도 하다. 졸업을 하고 보니 일학습병행이라는 이유로 대학 생활을 너무 소홀히 한 건 아닌가, 그래도 좀 더 열심히 했으면 좋았을텐데라는 후회를 한다.

 

그런 생각을 하니 한기대 입학 시험을 본 날이 떠올랐다. 입학 하루 전날까지도 기계전자과에 들어가는 것이 과연 올바른 일인가에 대해 고민했다. 더군다나 4년 동안 휴학 없이 진행해야 하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신중히 고민했다. 그렇지만 기계 자동화에 대해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은 여전했기 때문에 한번 열심히 배워보기로 결심했다.

 

사실 매주 토요일에 평소보다 1시간 일찍 일어나 버스를 타고 천안까지 내려가 하루 종일 수업을 듣는 것은 솔직히 고역이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중간에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은 한번도 하지 않았다. 그 당시 대학은 나에게 열심히 살고 있다는 증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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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퇴사했다

내가 열심히 살고 있다는 증거였던 대학을 졸업하고 나니 마음이 조금 이상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조급했던 것 같다. 하나를 끝마쳤으니 이제 다른 하나를 새롭게 시작해야만 할 것 같은 기분. 그러다 SW 사관학교 정글이라는 부트캠프를 알게 되었다.

 

그 동안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종종 했다. 엔지니어로서 부끄러운 일이지만 회사 일 말고는 따로 스터디를 한다거나 하는 일이 없었다. 그래서 이직에 자신이 없었다. 부트캠프를 수료하고 나면 앞으로의 계획을 어느정도 세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공고를 본 당일에 원서를 접수했다. 그 후 합격 이메일이 오자마자 회사에 퇴직서를 제출했다.

 

정 붙인 회사를 떠난다는 건 슬픈 일이다. 그룹장님은 합격은 물론 앞으로의 계획까지 응원해주셨다. 잘 다니고 있는 회사를 퇴사하고 돌연 합숙 프로그램에 입소한다는 것은 나에게 꽤나 두려운 일이었는데 그 날 그룹장님과의 대화가 큰 힘이 됐다. 내가 19살일 때부터 봐오던 그룹장님은 날 잘 알고 계셨다. 진심 담긴 조언을 모두 머리에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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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에 입소했다

첫주부터 쉽지 않았다. 팀프로젝트하면서 서로 부딪힐 일이 당연히 생길거라 생각했지만 정말 첫주부터 생길 줄 몰랐다. 전 회사 식구들로부터 들은 조언을 하나도 지키지 못했다. 다른 사람들과 팀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임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하지만 이 사람과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하면 다른 어떤 사람들과의 팀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최대한 대화를 통해 해결하려 노력했다. 마치고 나니 우리팀 모두 마음에 들 정도의 결과물이 완성됐다.

 

이런 크고 작은 일들이 있었다. 팀원과의 의견 충돌이 있기도 하고 체력 관리를 못해 하루종일 기숙사에 누워있기도 했다. 프로젝트 개발이 내 마음처럼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이 일에 대한 회의감을 가지는 날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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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을 퇴소했다

정글을 수료하고 난 후 나는 어떤 걸 얻었나, 어떤 사람이 되었나 생각했다. 마지막 프로젝트 말고는 정글 커리큘럼이 그렇게까지 타이트하지 않아 혼자 생각 정리하는 시간이 많았다. 익숙한 용인에서 벗어나 새로운 곳 대전에서 이 일과 나에 대한 생각을 충분히 할 수 있었다.

 

나는 이 일을 계속 해야겠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현 시점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해서 성장하는 사람이 될 것을 목표로 했다. 보험사로의 이직을 생각한 것도 이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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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에 취직했다

정글에 있으면서 이직할 회사를 보험사로 결정했다. 보험 도메인에 대해 배우고 보험 상품을 소프트웨어화하는 일이 참 괜찮겠다 생각했다. 그래서 1순위를 보험사로 잡고 여러 회사에 지원했다. 그 중 운이 좋게도 내가 원하던 회사에 합격 통보를 받았고 입사를 결정했다.

 

합격 메일을 받고 기뻤지만 내가 정말 보험사에서 일을 할 수 있나? 내가 예상치 않았던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들었다. 다음달부터 출근인데 걱정반 설렘반이다.